경제 / / 2024. 1. 16. 12:52

통화량 경제학적 의미 분석

통화량은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함으로써 금리, 물가, 환율에 영향을 주고 이 영향은 소비, 투자, 수출 등 다방면으로 영향을 끼칩니다. 오늘은 통화량이 우리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금리와의 관계

금리는 돈의 가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중에 통화량이 적으면 돈이 희소해지기 때문에 돈의 가격, 즉 금리가 올라갑니다. 반대로 시중에 통화량이 많으면 돈이 흔하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갑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조절함으로써 시중 금리를 조절합니다. 그렇다면 왜 중앙은행은 시중 금리를 조절할까요? 시중 금리는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통화량의 증감을 통해 조절된 금리는 투자에 영향을 줍니다. 금리가 낮다면 쉽게 돈을 빌려서 금리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곳에 투자하기 때문에 시장에 투자 수요가 늘어납니다. 반대로 금리가 높다면, 높은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곳을 찾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투자가 위축됩니다. 또 금리는 소비에도 영향을 줍니다. 통화량이 많고 금리가 낮아지면, 돈을 저렴한 가격에 빌릴 수 있기 때문에 그 돈으로 많은 소비가 발생합니다. 또 화폐가치 하락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촉발되고,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더 비싸게 소비하게 되는 효과도 발생합니다. 이렇게 통화량과 금리를 조절해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통정책, 화폐금융정책, 이자율 정책이라고 합니다. 경기가 위축되면 확장적 통화정책을 통해 시장에 돈을 풀고, 경기가 과열일 때 긴축적 통화정책을 통해 시장에서 돈을 회수하거나 돈의 유통속도를 조절합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20년 코로나 시기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제로 금리 정책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이때는 금리가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통화량에 따른 금리 조절이 불가능해 보였고, 그래서 이 시절에는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량으로 시장 금리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 금리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았던 제로 금리 시대도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10년 넘게 쌓였던 유동성이 슈퍼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통화량은 금리를 조절하고, 금리는 경제를 조절하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 원칙임이 다시 입증되었습니다.

2. 물가와의 관계

통화량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통화량이 많아지면 돈이 가치가 하락합니다. 그러나 재화의 가치는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돈의 가치가 하락한 만큼 재화의 가격은 올라갑니다. 이것이 인플레이션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통화량을 아무리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1980년 이후의 일본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일본은 1980년대까지 엄청난 경제 호황을 누리며 미국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전자제품과 자동차로 대표되는 수출품으로 전 세계를 압도적으로 장악하며 세계 경제를 집어삼키려 했습니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일본의 자산시장도 어마어마한 성장을 했습니다.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이 다 일본 기업이었으며, 도쿄의 부동산시장은 미국 전체의 부동산 시장의 합과 맞먹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위협을 느낀 미국이 플라자 합의라는 희대의 불평등 조약을 체결합니다. 강제로 일본 엔화 환율을 높여서 수출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상실시킨 것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본 자산시장에 형성됐던 버블이 터지고, 디플레이션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때 일본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최대치까지 늘리고 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했음에도 일본의 물가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디플레이션의 폭이 워낙 깊다 보니, 통화량을 아무리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영원히 오르지 않을 것 같던 일본의 물가도 2023년에 드디어 40년 만에 인플레이션으로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일본 경제는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40년 동안 유지해야 겨우 회복되는 엄청난 디플레이션의 늪이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통화량과 물가의 관계는 엄청나게 오래 걸릴지언정, 정비례 관계임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3. 환율과의 관계

통화량은 환율에도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면, 한국 원화의 통화량이 많아지고 미국 달러화의 통화량이 그대로라면 상대적으로 미국 달러화 대비 한국 원화의 가치가 약해지고 환율은 올라갑니다. 위에서 설명했던 금리에 적용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시중 금리가 낮아지고, 미국의 시중 금리가 그대로라면 한국 원화가 낮은 금리로 인해 더 많은 통화량이 풀릴 것이므로 미국 달러화 대비 한국 원화의 환율이 올라가게 됩니다. 또한, 미국 대비 한국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금이 미국으로 옮겨갈 것이므로 원화의 수요는 줄어들고 달러화의 수요는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달러화대비 원화 가치는 내려가게 되고 환율은 상승하게 되는 것입니다. 환율은 다시 수입물가와 수출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만약 원화환율이 1달러당 13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라가게 되면, 미국에서 1달러 하는 상품이 한국으로 수입되면 1300원에서 1400원으로 물가가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원화환율이 1달러당 1400원에서 1300원으로 내려가게 되면, 한국에서 수출하는 상품이 미국에서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수출경쟁력이 발생합니다. 이렇듯 통화량은 환율에 영향을 주고 환율은 수출과 수입에 영향을 줌으로써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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